야구 팬들의 큰 관심을 받아온 '불꽃야구'가 법정 다툼 끝에 강제 종료 위기에 놓였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이 JTBC의 손을 들어주면서 '불꽃야구'의 제작과 유통이 전면 금지되는 판결이 나왔는데요. 하지만 스튜디오C1 측은 즉각 항고를 예고하며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19일, 서울중앙지법 제60민사부는 JTBC가 스튜디오C1을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금지 및 부정경쟁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법원은 스튜디오C1이 최강야구의 주요 출연진과 구성 요소를 거의 그대로 가져와 불꽃야구를 만들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최강야구의 주요 출연진과 구성 요소를 별다른 변형 없이 활용하고, 기존 경기 내용과 기록, 서사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후속 시즌임을 암시하는 불꽃야구를 제작한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라고 명시했습니다.
특히 법원은 김성근 감독을 비롯해 이대호, 박용택, 정근우 등 최강야구의 핵심 출연진을 그대로 기용한 점을 주목했습니다. 시청자들이 불꽃야구를 최강야구의 후속 시즌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죠.

JTBC의 투자, 인정받다
법원이 JTBC 손을 들어준 핵심 이유 중 하나는 바로 JTBC의 막대한 투자였습니다. 재판부는 JTBC가 3년간 300억 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하고 자사 채널을 통해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홍보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제작비 지원과 안정적인 방송 채널이 있었기에 스튜디오C1은 김성근 감독과 같은 유명 인사들을 출연진으로 섭외할 수 있었다"며 "스튜디오C1이 JTBC를 배제한 채 최강야구의 명성과 고객 흡인력을 그대로 활용해 후속 시즌을 기대하던 시청자들을 유입하려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저작권 문제에 대해서도 법원은 명확한 선을 그었습니다. 계약 당시 JTBC가 표준제작비의 110%를 지급하는 대신 프로그램 저작권을 보유하기로 합의했고, 스튜디오C1은 시청률 인센티브와 협찬 수익 배분 등으로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무엇이 금지되나
이번 판결로 인해 현재까지 공개된 불꽃야구 모든 회차를 포함해 다음 내용들이 전면 금지됩니다.
- '불꽃야구'라는 명칭을 제목으로 사용하는 모든 콘텐츠
- '불꽃파이터즈' 선수단이 등장하는 영상물
- 해당 프로그램의 제작, 전송, 판매, 유통, 배포 행위
이미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들도 모두 제재 대상입니다. 스튜디오C1은 이제 불꽃야구라는 이름으로는 더 이상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게 된 것이죠.

불꽃야구 측의 반발과 항고 예고
하지만 불꽃야구 측은 법원의 판결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12월 20일 공식 입장을 통해 "불꽃야구 프로그램에 대한 저작권이 JTBC에 있다는 주장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장시원 PD 개인에 대한 신청도 모두 기각됐다"고 밝혔습니다.
스튜디오C1 측은 "최강야구 영상저작물을 JTBC에 납품하면서 그 성과까지 JTBC에 이전됐다는 전제에서 불꽃야구가 성과를 침해했다는 판단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가처분 이의신청을 통해 바로잡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장시원 PD도 같은 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판결로 많은 분들이 상심이 크셨을 거라 생각한다. 항고를 결정했다. 끝까지 다퉈보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방송 여부와 관계없이 전 출연진과 제작진의 약속된 임금은 모두 지급하겠다"며 "불꽃야구 구성원 그 누구도 이번 판결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믿는다.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방법을 찾아 계속 걸어 나가겠다"며 "봄의 어느 날, 야구장에서 뵙겠다"는 말로 프로그램 제작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판결 나온 당일, 34회 기습 공개
흥미로운 점은 법원 판결이 나온 다음날인 12월 20일, 불꽃야구 측이 원래 월요일 공개 예정이던 34회를 금요일 저녁 8시로 급히 앞당겨 공개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법원의 금지 명령이 본격적으로 집행되기 전에 시청자들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스튜디오C1은 공식 채널을 통해 "불꽃야구 Ep.34는 금일 저녁 8시에 공개된다"며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을 알렸습니다. 법적 제재를 받기 전 마지막 방송을 내보내려는 절박함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JTBC의 입장은
반면 JTBC는 법원 판결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습니다.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며 "콘텐츠 제작 산업의 건전한 생태계를 위해 불법 행위를 차단할 근거가 마련되어 기쁘다"고 밝혔습니다.
JTBC는 "본안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전했습니다. 가처분 신청에서 승소한 것에 그치지 않고,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죠.
분쟁의 발단, 제작비와 저작권 갈등
이번 분쟁의 시작은 2025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최강야구가 시즌 3까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제작비와 수익 배분을 둘러싼 JTBC와 스튜디오C1 간의 협상이 결렬됐습니다.
장시원 PD가 이끄는 스튜디오C1은 김성근 감독과 기존 출연진을 그대로 데려와 2025년 2월 '불꽃야구'라는 이름으로 유튜브에서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시청자들은 "사실상 최강야구가 이름만 바꿔 옮겨간 것 아니냐"며 혼란스러워했고, JTBC는 즉각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JTBC는 2025년 4월 기존 출연진과 포맷이 유사하다는 점을 들어 스튜디오C1과 장시원 PD를 저작권법 위반, 상표법 위반, 업무상 배임, 전자기록 손괴 및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형사 고소까지 했습니다.
외주제작 저작권 분쟁의 새로운 기준점
이번 판결은 방송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대다수 방송사가 외주제작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제작사와 방송사 간 저작권과 성과 귀속 문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단순히 아이디어를 내거나 제작을 담당했다고 해서 모든 권리를 주장할 수 없으며, 계약 내용과 투자 규모, 플랫폼 제공 등 종합적인 기여도를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특히 방송사의 자본과 채널 파워가 프로그램 성공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유명 출연진 섭외와 대중적 인지도 형성에 방송사의 투자와 플랫폼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법원의 판단은 향후 유사한 분쟁의 선례가 될 전망입니다.

야구 팬들의 반응은
야구 팬들 사이에서는 복잡한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불꽃야구를 응원해온 팬들은 "법원이 너무 일방적이다"며 아쉬움을 표하는 반면, 일부에서는 "저작권은 분명히 지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특히 최강야구 시절부터 형성된 강성 팬덤과 KBO 팬들 간의 갈등이 불꽃야구로 이어지면서 커뮤니티마다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디시인사이드 등 강성 커뮤니티에서는 "양쪽 프로그램 모두 사라지는 게 낫다"는 극단적인 의견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화제성 측면에서도 불꽃야구는 최강야구 시절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초반 20만 명을 넘나들던 최고 동시 시청자 수가 최근에는 20만 명을 밑도는 등 흥행세가 꺾였고, 야구 커뮤니티에서도 주목도가 떨어진 상태입니다.

불꽃야구 측은 "2025 시즌 잔여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면서도 "팬들과의 약속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금지 명령이 유효한 상황에서 프로그램을 어떤 방식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일단 항고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가처분 결정의 효력은 유지됩니다. 즉시항고나 재항고를 통해 상급심의 판단을 구할 수 있지만, 최종 판단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항고에서도 패소한다면 스튜디오C1은 완전히 다른 형태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출연진을 바꾸는 등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법적 다툼은 계속된다
가처분 결정 이후에도 본안 소송과 손해배상 소송이 수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JTBC는 이미 본안 소송과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한 상태이고, 스튜디오C1도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입니다.
2025년 6월부터 시작된 법적 공방은 8월과 9월 두 차례의 심리를 거쳐 11월 화해 권고가 있었지만 결렬됐고, 결국 12월 가처분 결정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항고 절차와 본안 소송, 손해배상 청구까지 고려하면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 최소 2~3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의 법적 분쟁은 장기전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이번 사건은 단순한 야구 예능 프로그램의 저작권 분쟁을 넘어, 외주제작 시대 방송 콘텐츠의 소유권과 성과 배분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불꽃야구가 법원의 금지 명령을 뚫고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JTBC가 새롭게 제작하는 최강야구 시즌4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판결이 향후 방송업계의 외주제작 관행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입니다.
장시원 PD가 말한 "봄의 어느 날, 야구장에서 뵙겠다"는 약속이 지켜질 수 있을지, 아니면 불꽃야구가 완전히 사라질지는 앞으로의 법적 다툼이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야구 팬들과 방송업계 모두가 주목하는 이 분쟁의 최종 결과를 지켜봐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