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승혁이 커리어 하이 시즌에도 보호선수에서 제외되어 KT로 이적했습니다.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주역이 떠난 배경과 이유, 앞으로의 전망을 자세히 알아봅니다.
2025 시즌이 끝난 지금, 한화 이글스 팬들은 예상치 못한 소식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팀 내 홀드 공동 1위(16개), sWAR 2.54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한승혁이 보호 명단에서 제외된 것입니다.

커리어 하이 시즌, 그러나 보호받지 못했다
올해 32살의 한승혁은 71경기에 등판하며 평균자책점 2.25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최고 구속 154km의 강속구를 앞세워 정규시즌 내내 한화 불펜의 핵심 멤버로 활약했죠. 특히 8회 등판 시 피안타율 0.206, 주자가 있는 경우에도 피안타율 0.223으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이며 불펜진의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지난 시즌 한승혁의 활약은 단순한 숫자 이상이었습니다. 4월부터 5월까지 이어진 1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접전마다 등장해 위기를 넘긴 클러치 퍼포먼스까지. 팬들은 그를 박상원, 김서현과 함께 한화 필승조의 3대장으로 불렀습니다.

한국시리즈 주역이 왜 보호명단에서 빠졌을까
많은 야구팬들이 의아해하는 부분입니다. 한화는 1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한승혁은 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투수를 한승혁으로 교체하며 땅볼-땅볼-뜬공으로 삼자범퇴를 기록하는 등 포스트시즌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죠.
그렇다면 왜 한화는 이런 선수를 보호하지 않았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샐러리캡 압박과 FA 일정
한화가 유망주 투수들을 모으면서 뎁스를 두텁게 만든 상황에서 커리어 하이를 달성해 연봉 상승이 확실한 한승혁을 부담 없이 풀어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노시환의 비FA 다년계약을 위한 샐러리캡 확보가 필요했고, 한승혁은 2026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상황이었습니다.
젊은 투수진의 성장
2024-2025시즌을 거치며 한화는 권민규, 이동영, 정우주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습니다. 투수진 뎁스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탄탄해진 상황에서, 내년 FA를 앞둔 베테랑 투수를 보호명단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강백호 보상선수로 KT행 확정
KT위즈는 FA로 한화에 이적한 강백호의 보상선수로 투수 한승혁을 지명했습니다. 지난 11월 28일 발표된 이 소식은 한화 팬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뉴스였죠.
KT 나도현 단장은 영입 소감을 통해 한승혁이 154km 강속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갖춘 즉시전력감 있는 투수라며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실제로 올 시즌 한승혁은 평균 148km/h 이상의 패스트볼을 앞세워 빠르게 카운트를 잡고, 슬라이더와 포크볼로 승부를 마무리하는 안정적인 패턴을 구축했습니다.
한승혁의 솔직한 심경
한승혁은 "사실 이적 생각은 못했다. 기사가 뜨기 전 연락을 받았을 때도 실감이 안 났다"며 "이제 계약을 했고, 마음의 정리가 된 편이라 잘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이적으로 한승혁은 옛 동료들과 재회하게 됩니다. 장진혁은 한화에서, 최원준과 한승택은 KIA에서 함께 뛴 인연이 있죠. 특히 한승택과는 이름이 비슷해 종종 혼동을 일으키던 사이였는데, 이제 같은 팀에서 뛰게 되어 더욱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화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습니다. "KIA에서 한화로 넘어갈 때 자리를 잡지 못하고 넘어가는 느낌이었는데, 한화에서 뛰면서 미처 몰랐던 부분을 알게 돼 감사하다"며 "그걸 이어받아 KT에서 꼭 잘하겠다"는 각오를 전했습니다.

KT 불펜의 새로운 믿을 맨
한승혁의 KT 합류는 양 팀 모두에게 의미가 큽니다. 한화 입장에서는 아쉬운 이별이지만, 젊은 투수진에게 기회를 주고 샐러리캡을 확보하는 전략적 선택이었습니다.
KT 입장에서는 불펜 강화에 성공한 셈입니다. 올 시즌 2년 연속 70경기 이상 등판한 검증된 필승조 투수를 영입했으니까요. 다만 이제 33세가 되는 한승혁의 체력 관리와 내년 FA를 앞둔 시즌이라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야구는 어디를 가든 똑같이 하는 것
한승혁은 "야구는 어디를 가든 똑같이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적응을 빨리 해서 빨리 팀에 녹아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2011년 KIA 입단 이후 세 번째 유니폼을 입게 된 그는 새로운 도전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KT의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한 이강철 감독은 투수 조련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한승혁은 "감독님께서 잘 부탁한다고 말씀하셔서 준비 잘하겠다고 했다"며 "투수 조련을 워낙 잘하시는 걸로 유명하다.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뵙게 됐는데 기대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만년 유망주에서 리그 정상급 불펜으로
한승혁의 야구 인생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10년 넘게 '만년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던 그는 2024시즌 ABS 도입 이후 제구 불안을 극복하며 비로소 필승조로 자리 잡았습니다.
통산 평균자책점 5.39로 좋다고 할 수 없는 기록이지만, 한화 필승조로 자리잡은 최근 2시즌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2024시즌 첫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9이닝당 볼넷 허용을 3.23개까지 줄이며 제구력이 크게 향상되었죠.
양상문 투수코치의 지도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입니다. 변화구 제구를 잡아내고, 경기 막판 중압감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키운 것이 주효했습니다.
2026시즌을 향한 기대와 우려
내년 한승혁의 활약에는 여러 관심사가 얽혀 있습니다. 우선 2년 연속 70경기 이상 등판하며 쌓인 피로도가 어떻게 나타날지 지켜봐야 합니다.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든 만큼 체력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죠. 또한 2026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상황입니다. 개인 성적과 팀 기여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미묘한 시기입니다. 이른바 'FA 로이드'가 동기부여가 될지, 부담이 될지는 시즌이 시작되어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KT는 올 시즌 강백호를 잃은 아쉬움을 다른 FA 영입으로 메우려 했지만, 예상보다 많은 금액을 지출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샀습니다. 한승혁의 활약이 이러한 공백을 메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화 팬들의 심정은 복잡합니다.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기쁨 뒤에, 그 여정을 함께한 선수들과의 이별이 기다리고 있었으니까요. 한승혁뿐만 아니라 장진혁도 FA 보상선수로 KT로 떠났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프로야구의 현실입니다. 선수들은 커리어를 이어가고, 구단은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한화는 이번 시즌을 통해 젊은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이제 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려는 것입니다.
한승혁은 KT에서, 한화는 새로운 필승조와 함께 각자의 길을 걸어갈 것입니다. 야구팬으로서 우리는 그들 모두의 성공을 응원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