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검산막국수
열무 직접 키워 끓인 육수, 감자 1kg 감자전, 두 할매가 지키는 30년 노포
강원도 여행 중 맛집을 고를 때, 검색 결과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결정을 못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홍천 서석면도 그런 지역 중 하나인데, 용오름계곡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한 번 들르면 두 번, 세 번 다시 찾게 된다는 식당이 있습니다. 바로 검산막국수입니다.
방송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훨씬 전부터 홍천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 꾸준히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고, EBS 한국기행 '할매, 밥 됩니까' 시리즈에 소개되면서 먼 거리에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많아졌습니다. 오늘은 이 식당의 음식 이야기와 두 할머니의 특별한 인연까지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검산막국수에는 다른 식당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사연이 있습니다. 30년 넘게 이 자리를 혼자 지켜온 영자 할머니가 개인 사정으로 운영이 어려워지자, 10년 넘게 단골로 드나들던 복순 할머니가 가게를 인수하게 됐습니다. 좋아하는 식당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직접 사장이 되어버린 셈입니다.
그렇다고 두 분이 완전히 갈라선 건 아닙니다. 식당 바로 뒤편에 영자 할머니 댁이 있어서, 지금도 매일 아침 함께 텃밭 재료를 다듬고 나란히 주방에 섭니다. 복순 할머니가 메밀 반죽으로 면을 뽑으면 영자 할머니가 고명을 얹고, 이런 식으로 3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 집 음식이 여느 막국수집과 다르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재료에 있습니다. 막국수 육수의 핵심인 열무를 두 할머니가 직접 텃밭에서 재배하고, 감자와 고추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일 필요한 만큼만 수확해 가장 신선한 상태로 주방에 바로 들어오기 때문에, 재료를 오래 보관하거나 별도로 가공할 이유가 없습니다.
육수에는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열무를 충분히 우려 내린 국물 그 자체가 이 집 막국수의 베이스입니다. 처음에는 자극 없이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먹다 보면 어느 순간 개운하고 시원한 여운이 입안에 오래 남습니다. 밑찬 역시 직접 손으로 만들어 차려내는 정갈한 구성입니다.
검산막국수에서 막국수 못지않게 주문이 많은 메뉴가 감자전입니다. 전 한 장을 만드는 데 감자를 1kg 가까이 갈아 넣습니다. 밭에서 바로 수확한 감자를 갈아 팬에 올리는데, 겉면은 누룽지처럼 바삭하게 눌러지고 속은 찐 감자처럼 묵직하고 촉촉합니다. 두께감이 상당해서 혼자 한 장을 다 비우기엔 꽤 든든할 정도입니다.
시원한 열무 막국수와 기름지고 고소한 감자전을 함께 먹는 조합은, 이 집을 다녀온 손님들 사이에서 꼭 함께 시켜야 하는 세트로 통합니다. 막국수의 개운한 맛이 감자전의 묵직한 고소함과 잘 맞아떨어집니다.

| 메뉴 | 가격 |
|---|---|
| 메밀막국수 | 10,000원 |
| 메밀막국수 곱빼기 | 12,000원 |
| 감자전 | 13,000원 |
| 꿩만두찜 | 9,000원 |
| 메밀전병 | 8,000원 |
| 도토리묵무침 | 8,000원 |
| 수육 | 20,000원 |
강원도 지역 노포로서는 합리적인 가격대입니다. 가족 방문이라면 막국수에 감자전과 꿩만두찜을 함께 곁들이면 테이블이 넉넉하게 채워집니다.
서울 기준으로는 경춘고속도로를 타고 홍천 방면으로 이동한 뒤 서석면 방향으로 접어들면 됩니다. 용오름계곡이나 홍천 캠핑장과 동선이 겹치기 때문에 여름 피서 코스에 함께 넣기 좋습니다. 점심 성수기에는 대기가 생길 수 있으니, 오픈 직후나 오후 1시 이후를 노려보는 것이 좋습니다.
주변에는 용오름계곡, 홍천 캠핑장, 가을 억새 산책로가 있고, 홍천 시내 방향으로 이동하면 홍천강 둘레길과 무궁화수목원도 함께 돌아볼 수 있습니다. 하루 코스로 엮기에 알차게 짜이는 지역입니다.